경기장 설계의 성배: 진정한 다용도 공간

토트넘 핫스퍼가 홈 구장 신축 설계를 파퓰러스에게 맡겼을 때, 파퓰러스의 신념도 1차원적이지만은 않았다. 토트넘에게 단지 완벽한 분위기만을 조성해주고 향후 100년 동안 사용할 홈 구장을 설계해주는 것만이 아니라, 현대의 경기장 설계에 일대 변혁을 일으키고자 했던 것이다. 일대 변혁이란 곧 특정하게 맞춰진 환경에서도 여러 가지 기능이 소화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장 설계에는 언제나 ‘성배’로 여겨지는 대상이 있는데, 바로 선수들, 관중, 언론과 기업 등 모든 이해관계당사자의 니즈에 맞춰 다용도로 활용될 수 있도록 완벽하게 설계된 경기장이다. 이는 곧 EPL 경기에서 미식축구(특히 NFL) 경기에 이르기까지, 그에 더해 럭비 경기나 주요 해외 공연과 같은 행사들까지 다방면으로 활용될 수 있는 공간을 뜻한다.

토트넘의 홈 구장 신축은 주변 지역 부흥 계획의 일부로, 구단 측에서는 현재 토트넘 지역에서 가장 좋은 스포츠, 레저,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조성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새로이 개장할 토트넘의 홈 구장은 파퓰러스가 설계를 맡았으며, 토트넘 핫스퍼 및 기술 분야의 전문가 SCX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새 홈 구장의 슬라이딩 피치 디자인은 전세계에서 손꼽힐 만한 다용도 공간을 제공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되는 한편, 유럽 어느 축구 전용 구장보다도 생동감 넘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해준다. 하지만 이토록 혁신적인 기술과 디자인 역시도, 파퓰러스가 지난 30년 이상의 시간 동안 갈고 닦아온 ‘다용도’ 이야기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1960년대, 1970년대에 걸쳐 건축업계에서는 완벽하게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 경기장을 짓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그간의 시도에는 선수들과 팬들 모두 만족하지 못했던 경우가 흔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한 경기장에서 NFL과 야구 경기가 같이 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언제나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였다. 하지만 그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되는 과정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지역 중심지에 위치한 최신식 경기장이 미국 최고의 인기 종목 두 가지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면, 하는 생각 말이다.

영국에서도 NFL의 인기가 급속도로 높아지면서 영국 내 팬 수가 가장 많은 종목 가운데 하나로 NFL이 꼽히게 되는 상황에 이르자, 토트넘 핫스퍼의 새 홈 구장은 프리미어리그 구장이자 설계 당시부터 NFL의 홈으로도 활용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세계 최초의 경기장이 된다. 이 프로젝트가 시작될 때부터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이 바로 혁신적인 디자인이었고, 이는 팬들이 어떤 종목의 경기를 보러 경기장을 찾았든지 여부에 무관하게 경기 당일에 환상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확실히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파퓰러스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더욱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난 30년 간의 축구 경기장 설계 경험과 NFL 경기장 설계 경험을 서로 연결할 수 있었다는 데에서 비롯한다. 두 경험을 합치고, 나아가 구단, 팬, 지역 사회를 위해 굉장히 즐거운 설계안을 만들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경기장이 다용도로 활용되려면 다음의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팬들에게 완벽한 가시선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이며, 축구와 미식축구 모두에게 완벽한 피치를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 미식축구의 경우에는 선수들이 사이드라인에 서 있는데다가, 축구 선수들보다 평균적으로 신장도 0.5피트 정도 더 크고 몸무게도 60kg가량 더 나가는데 말이다. 웸블리나 트위커넘에서 NFL 런던 경기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사이드라인 주변의 맨 첫 번째 줄부터 10번째 줄까지는 덮여 있었던 것을 본 경험이 있을 터다. 이는 경기장 티켓을 다 팔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그 자리에 앉으면 피치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아무 것도 볼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피닉스 대학교의 슬라이딩 피치에서부터 카디프의 프린시팔리티 스타디움이나 (나중에 설치된) 윔들던 센터 코트의 개폐식 지붕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초점은 팬들과 선수들이 완벽한 경험을 누리는 데 맞추어져 있다. 이러한 공간들 역시 각각의 성공을 구가하고 있는데, 피닉스 대학교에서는 2015년 수퍼볼이 열렸고 윔블던에서는 매년 전세계에서 모인 관중이 세계 최고의 테니스 대회를 지켜보며, 프린시팔리티 스타디움은 종종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럭비 경기장으로 손꼽히곤 한다. 그러나 토트넘 핫스퍼의 새 홈 구장은 이 모든 것이 한 공간에 모이는 최초의 경기장이 될 것이다. 진정한 멀티 스포츠의 공간, 다기능 경기장이 되는 첫 번째 구장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NFL 경기를 위한 인조 잔디 피치는 축구 경기를 위한 천연 잔디 피치 아래에 영구적으로 깔리도록 설계되어 있다. 즉 천연 잔디 피치가 옆쪽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면, 그보다 1.5m 아래로 인조 잔디 피치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이드라인에 가까운 관중석도 제 위치에 그대로 머물러도 되는데, 축구 경기가 펼쳐질 때에는 피치와 같은 높이에서 가까이 경기를 지켜볼 수 있으면서도 NFL 경기가 있을 때에는 피치보다 6피트 높은 곳에 위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모든 팬들이 사이드라인의 선수들과 감독들에 구애받지 않고 완벽한 가시선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또한 NFL용 인조 잔디를 설치함으로써 경기장의 활용도가 전반적으로 높아질 수 있게 된다. 여러 종목의 스포츠 및 콘서트를 비롯한 여러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1년 동안 경기장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진전을 이루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며, 고객과의 긴밀하고도 상호 협력적인 관계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파퓰러스는 이처럼 독특한 분야에서 디자인 기술을 섬세하게 가다듬는 데 수년의 시간을 투자했는데, 이는 토트넘 핫스퍼와 지역사회가 최고의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확실히 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이와 같은 기술에는 특정한 철학이 선행한다. 1년 365일 내내, 경기장이 해당 지역에 환상적이어야 하고, 생산적이어야 하며, 경제적으로도 부가가치를 더해주어야 한다는 철학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저 거대한 목표에 대한 것만은 아니다. 이 문제에서 성공한다는 것은 곧 하나의 경기장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설계하는 데 관련된 수천 개의 서로 다른 – 어떤 때에는 상충하기도 하는 – 조건들을 풀어낸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피치가 언제라도(그리고 필요시에) 움직여서 사라질 수 있도록 하는 것에서부터 서로 다른 두 개의 피치/필드에 드나드는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조건들이 있다. 예를 들면, 파퓰러스는 서로 다른 용도의 피치와 드레싱룸 사이에 일련의 수압식 램프를 설치하도록 설계해 두었는데, 이는 두 층 사이를 바꿀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피치 가장자리의 잔디 역시 수력으로 가동되며, 이 두 기제를 통해 축구 경기장이 NFL경기장으로 완전히 바뀔 수 있게 된다.

최첨단의 기술과 팬들에 대한 구단의 깊은 이해를 한데 융합함으로써, 토트넘 핫스퍼의 새 홈 구장은 경기장 설계의 새로운 기준을 설정할 것이다. 또한 개폐식 피치를 갖춤으로써 토트넘 핫스퍼도 새로운 세대의 팬들에게 새로운 경기장을 선보일 수 있게 될 것이다. 축구뿐만 아니라, 종목을 불문한 스포츠 팬들에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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